배우자의 부정행위가 드러났을 때, 배우자와는 혼인관계를 유지하면서 상간자만 상대로 위자료를 청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상간자는 위자료 전액을 물어야 할까요. 실무에서 자주 다투어지는 두 가지 법리를 정리합니다.
첫째, 손해를 입은 사람의 범위입니다. 부정행위로 정신적 고통을 입는 사람은 정조의무의 상대방인 배우자에 한정됩니다. 자녀나 부모, 형제가 충격을 받더라도 그들은 불법행위의 직접적인 피해자가 아니므로 손해배상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습니다. 대법원은 부모의 일방과 부정행위를 한 사람의 행위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자녀에 대한 관계에서 불법행위를 구성하지 않는다고 보았고(대법원 1981. 7. 28. 선고 80다1295 판결), 부정행위를 한 제3자가 해의를 가지고 자녀에 대한 양육이나 보호·교양을 적극적으로 저지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자녀에 대한 불법행위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고 판시했습니다(대법원 2005. 5. 13. 선고 2004다1899 판결). 따라서 "가족이 겪은 고통"이나 "가족관계에 미친 부정적 영향"은 위자료 산정에서 고려될 사정이 아닙니다. 판결문에 자주 등장하는 표현이지만, 그 실질이 무엇인지 따져 물을 필요가 있습니다.
둘째, 공동불법행위자 사이의 책임 분담입니다. 배우자와 상간자의 부정행위는 공동불법행위로서 부진정연대채무 관계에 있습니다(대법원 2015. 5. 29. 선고 2013므2441 판결 등). 그런데 배우자와 혼인관계를 유지하면서 상간자에게만 전액을 배상하게 하면, 상간자는 배상 후 다시 배우자에게 구상하게 됩니다. 결국 부부의 재산에서 돈이 나가는 셈이어서 부부의 신분상·생활상 일체성을 간과하게 되고, 부부공동생활의 회복을 방해하며, 분쟁을 한 번에 해결하지도 못합니다.
그래서 하급심 판결들은 이러한 경우 원고가 일부 청구의 의사를 밝히지 않았더라도 전체 위자료 중 상간자의 부담부분에 해당하는 액수만의 지급을 명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손해의 공평한 분담을 지도원리로 하는 손해배상제도의 취지와 형평의 원칙에 비추어 타당하다는 것입니다. 대법원도 부정행위를 한 배우자가 상대방에게 손해배상금을 지급한 경우 그 변제의 효과가 부진정연대채무자인 제3자에게도 미친다고 판시하여(대법원 2024. 6. 27. 선고 2023므12782 판결), 같은 방향의 사고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정리하면, 상간자 위자료 사건의 방어는 부정행위의 존부만이 아니라 누가 피해자인가와 얼마를 분담하는가라는 두 축에서 이루어집니다. 청구액을 그대로 받아들일 이유는 없습니다.